나는 영어를 들어야하면 오롯이 영어를 들어야 하고, 일을 하며 영어를 듣는다는게 거의 불가능하다. 일할때 코워커들이 일을 하면서 잡담 종종 하곤 하는데 거의 나는 알아들을 수가 없다. 어차피 잡담이라 꼭 내가 알아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러다 갑자기 내가 듣고있는 줄 알고 너는 어때?? 라고 질문이 돌아오면 당황스럽긴 하지만 ㅎㅎ
컬리지 그래픽 디자인과 다닐적에는 친구가 작업하며 팀스 영상통화같은거 켜두고 같이 작업하자 해서 가끔 하곤 했는데 한국말로도 작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마당에 영어로 대화하며 작업은 나에겐 불가능이었다. 그래서 그냥 에라 영어공부나 하자 하는 마음으로 그냥 대화를 나눴던 것 같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모두 다 알아들어야만 할 것 같아서 어느 부분 놓치면 내가 영어를 못해서 그렇다고 자책을 하곤 했는데, 꼭 그래야할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달았다. 모국어로 말을 하더라도 우리가 모든 말을 항상 경청하는 것은 아니니까. 참 신기한게 중요한 말은 명확하게 들린다.
서툰 외국어를 하며 외국에서 살아가는 것은 마치 하루 아침에 핸디캡이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사람들이 조금만 표정이 바껴도 상심하고, 매일 매일 실수한 나를 자책하곤 했다. 말이 서툴다는게 자존감을 엄청 잃게하는 일이더라. 이민을 온지 8-9년이 됐지만 영어 환경에 더 나아가겠다고 작심한건 고작 3-4년밖에 되지 않는다.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지금도 어려움이 참 많다. 처음에는 마치 새로운 땅에 혼자 덩그러니 떨어진 맹인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여전히 같은 맹인이지만 뭔가 이제 그 장소가 익숙해져서 조금 편하게 지내는 느낌이랄까.
나이먹어 이민 온 이상 나는 절대 원어민이 될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두려움을 떨치려고 노력하는 나를 매번 칭찬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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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고 점심시간에 잠깐 나와 걷는다. 항상 L이랑 같이 나와 걸었는데 이번 주는 그녀가 휴가라 혼자 나왔다. 잠시나마 영어환경에서로부터 Free!!!
여름이 되니 집집마다 가든에 예쁜 꽃이 가득하다 !
다음주에는 L이 회사로 돌아오면 재택근무에 대해 상의하기로 했다 ! 주 2회만 회사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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