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그래픽 디자인과를 갓 졸업한 당신. 당신에게 회사를 선택해 갈 수 있는 옵션이 있다. 어느 곳을 선택할 것인가??
- ㅇㅇㅇ에이전시: 일정이 타이트하고 바쁘지만, 삼성, 현대중공업, 쉐보레코리아 등 큰 기업의 클라이언트를 위한 프로젝트를 많이 가지고 있다.
- ㅁㅁㅁ파이낸스: 인하우스 디자이너. 파이낸셜 회사라 금융관련 컨텐츠나 마케팅 관련 자료를 많이 만든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라면 에이전시 디자이너와 기업의 인하우스 디자이너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디자이너들은 보통 여러 기업이나 단체를 클라이언트로 두고 요청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고, 인하우스 디자이너는 어떤 한 기업에 소속된 디자이너로 내가 소속된 회사를 위한 디자인을 하게 된다.
디자인 에이전시는 다양한 기업의 여러 프로젝트를 참여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고, 최신 트렌드나 기술에 대한 기회도 많이 열려있다. 직원의 평균연령대가 낮고 일이 바쁘니 모든 일정이 굉장히 타이트하게 흘러간다.
인하우스 디자이너로서 한 기업에 소속된 포지션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기에 제한이 있고, 보통 회사의 브랜딩 가이드를 따라야 하는 일들을 주로 한다. 하지만 보통 기업 자체가 규모가 있어서 큰 기업 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고, 일정이 비교적 덜 타이트해서 좀 더 여유로운 편이다.
한국 디자인 에이전시 vs 캐나다 디자인 에이전시
나의 경험으로 모든 디자인 에이전시를 일반화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의 경험을 공유해보자면…
한국에 있을 때 웹퍼블리셔로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3년간 일을 했었다. 여러 기업의 프로젝트들을 참여했고, 일이 워낙 많아서 단기간에 많은 부분을 배우고 나왔던 것 같다. 기업의 요구에 따라 최신 트렌드나 기술을 적용해 볼 기회가 많았다. 평균 연령대가 낮은 편이고, 신입으로 일을 시작하는 직원들이 꽤 많았다.
캐나다에서는 잠깐의 인턴이었지만 두개의 작은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일을 해봤고, 상당 부분 한국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이 곳 또한 프로젝트 일정이 빠듯했고, 더 정신 없게 느껴졌던 것은 한국과 다르게 보통 야근을 하지 않기때문에 근무시간 안에서 빠르게 해야하는 압박이 있었던 것 같다. 차이점은 방금 언급한대로 야근이 없었던 것. 그리고 한국은 인하우스 디자이너와 에이전시 디자이너의 봉급차이가 컷던 반면, 캐나다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신입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적합한 디자이너 포지션은?
나와 함께 학교를 다녔던 그래픽 디자인 프로그램 학생들 또한 많은 프로젝트 경험의 기회 때문에 졸업 후 디자인 에이전시로 취직이 되길 더 선호하는 것 같았다. 주니어 디자이너로서 다양한 일을 경험해 볼 수 있고 스킬업 할 수 있다는 것에는 나도 확실하게 공감한다. 에이전시 마다 클라이언트가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겠지만,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소속되는 것 보다는 훨씬 많은 기회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나는 졸업 후 인하우스 디자이너 포지션을 선호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주된 이유는 보다 안정적인 근무 환경과 일과 삶의 균형이었다. 에이전시에서의 경험은 분명 가치가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인하우스 디자이너로서의 경력이 내 생활 방식에 더 적합하다고 느꼈다.
첫째,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회사의 브랜드와 아이덴티티를 깊이 이해하고 발전시키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는 단기 프로젝트를 주로 다루는 에이전시와는 다른 만족감을 주었다. 하나의 회사에 소속되어 그 회사의 브랜딩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작업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둘째, 일과 삶의 균형이 훨씬 나았다. 에이전시에서의 일정이 타이트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빠르게 소화해야 하는 반면, 인하우스 디자이너로서의 근무는 비교적 여유로웠다. 이는 내가 가정과 일을 병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셋째,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경력 발전도 고려했다. 인하우스 디자이너로서의 경력은 특정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향후 내가 더 높은 직책이나 더 큰 프로젝트를 맡는 데 있어서도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안정적인 고용 조건과 혜택도 중요한 요소였다. 에이전시는 프로젝트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고용이 불안정할 수 있는 반면, 인하우스 디자이너는 보다 안정적인 고용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이는 나와 내 가족의 생활에 큰 안정감을 주었다.
결국, 각자의 상황과 목표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에이전시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빠른 성장의 기회를 원한다면 그 길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인하우스 디자이너로서의 안정성과 일과 삶의 균형이 더 중요한 요소였기에 그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각자의 목표와 가치를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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