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침착맨 방송에 프랑스어 정일영 선생님이 나오셔서 앞부분만 잠깐 보았는데, ‘(외국어를 할 수 없어서 말을 못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내 기분이 어떻다 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면 알아서 기어요’ 라고 하시는 부분이 있었다. 침착맨이 못알아들으면 어떡하죠? 라고 했더니 ‘소리지르는게 최고에요.’ 라 대답하셨고, 우스개소리 같지만 나는 이 말씀에 너무 공감했다. 그리고 그게 외국어를 해야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중요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했다.
언어라는 게, 유창한 언어 구사로 누군가에게 뽐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의 도구일 뿐인데 언어를 배우는 사람으로서 목적을 종종 잊는 듯 하다. 내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서 언어가 방해가 된다면, 그를 드러낼 다른 방법을 이용하면 되는거다. 그로 인해 영어를 잘 못하는 게 드러나서 주변이 나를 위축하게 한다면, 그런 자리는 가차없이 떠나도 되는 곳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캐나다에 처음 왔을 때, 스시 레스토랑에서 서버로 일을 시작했었는데, 그 때 함께 일했던 친구가 영어를 못하는 나를 굉장히 무시하고 하대했었다. (심지어 나보다 어린 그녀…ㅠㅠ) 소개를 받아 간 자리라 소개해주신 분과 고용주의 관계를 망가뜨리게 될까봐 꾹 참고 1년을 넘게 일했는데, 이제 생각해보면 참 무모했다.
그 때 스시맨으로 계시던 한인 아저씨 한분이 계셨는데, 그 여자애가 아저씨를 한번 화나게 한 적이 있었다. 어떤 계기 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으나, 그 여자애가 팁 배분 관련해서 아저씨를 의심하는 말을 해서? 아저씨가 굉장히 화가 났었다. 그 아저씨도 영어를 잘 못하셨는데, 그 여자애에게 오셔서는 영어가 안되니 그냥 한국말로 엄청 크게 화를 내셨다.
그녀는 아저씨가 무슨말을 했는지 정확히 이해는 못했겠으나, 적어도 아저씨가 그녀에게 무척이나 화가 났다는 것은 확실하게 전달 받았다. 그 애는 결국 아저씨에게 가서 사과를 했다.
내가 캐나다에 처음 온 나에게 가서 조언해줄 수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 곳이 부족한 너의 언어 실력때문에 너를 자꾸만 위축되게 하고 불편하게 한다면,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라 그들의 문제라고. 너의 부족한 언어를 보지 않고, 너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 자리로 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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